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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감상문을 신인의 책으로 쓰기에는 좀 성급한 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꽤 관심이 가는 작가 중 한 명이기에 제일 먼저 언급해 보고 싶었다. 작가의 나이만 생각하더라도 사실 좀 무리한 설정이긴 하지만… 그만큼 그의 작품은 독특하고 신선한 점이 많다고 생각해주면 될 것 같다. 가장 먼저 단편집인 이 책을 접하고 난 뒤, 장편 「인사이트 밀」을 구입하여 읽었지만 이 작가의 감각적인 면만 집중해서 보면 이 단편집이 훨씬 신선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유명한 여대의 내노라 하는 양갓집 규수들만 가입할 수 있는 비밀 독서클럽 바벨의 모임. 그 멤버들의 각각의 이야기가 담긴 이 단편집은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미스테리․호러물이라고 보는 것이 훨씬 잘 어울릴 것 같다.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복잡 미묘하면서 독한(?), 아니 비정한 여성심리가 탁월히 드러나는 각 단편은 간혹 섬뜩하기까지 하다. 특히, 대외적인 면을 중시하는 양갓집 규수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어두움을 사건과 결부시켜 풀어나가면서 독자는 직접 경험하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주인공들의 묘한 심리가 서술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내가 점수를 주고싶은 것은 가끔 내면의 어두움을 표현하는 다른 소설들이 가지는 뒷맛의 씁쓸함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점이 아마 요네자와 호노부 라는 작가가 가진 신선함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네자와 호노부 라는 작가의 매력은 신선함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 작가의 작품에 주목하는 이유는 참신한 감각과 터치 뿐만 아니라 작품 속에 섞여 들어간 동․서양의 고전과 미술에 대해서도 조우가 깊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편 내 언급된 고전 작품들의 목록만 열거해 보더라도 이 신인 작가가 그냥 글만 쓰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을 공부하고 글을 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지막 단편에서 등장하는 제리코의 ‘메두사의 뗏목’에 담긴 비화를 소개하는 것은 내가 말한 이 작가의 특징을 잘 나타내어준다고 본다. 실제로 이 회화 작품에 대해 검색해 보더라도 이 작가가 그냥 가벼운 지식에 기인하여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덕분에 프랑스 루브르에서 이 작품과 직접 조우했을 때 꽤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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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책 내에 소개된 ‘잠’에 대한 고전들(이즈미 쿄카의 외과실, 키기 타카타로의 잠자는 인형, 운노 쥬자 지옥가도, 에도가와 란포의 몽유병자의 죽음과 두 폐인, 요코미조 세이지의 밤산책 등등..)이 언급된 부분만 보더라도 결코 이 작품들이 그저 열거만 되어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덕분에 나도 이즈미 쿄카라는 작가를 알 수 있었고, 요코미조 세이지의 밤산책을 다시 꺼내들게 되었으니, 영향력이 적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연장선상에서 이야기를 더 풀어보자면 내가 마음에 들어 하는 이 작가의 이런 특징은 국내에 번역된 장편 「인사이트 밀」에서도 계속된다. 다만 인사이트 밀은 이 단편집보다는 조금 더 특이하다. 전형적인 ‘폐쇠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서바이벌 게임’을 다루는 소설 같으면서도 잘 등장시키지 않는 현대적인 요소들이 등장한다. 대부분 내가 읽는 소설들의 배경이 오래된 탓도 있지만, 근작들을 본다고 하더라도 현대기술의 도움을 받는 것은 시간 트릭정도일까. 그러나 인사이트 밀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혹은 비현실적인) 아이템이 등장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관리인 역할을 하는 로봇이다.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시체처리 및 파수꾼 역할까지 겸하는 이 로봇의 등장은 꽤 충격적이었다. 아마 본격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황당무계한 아이템일 테지만…

폐쇄 공간인 암귀관에서 벌어지는 시급 114000엔짜리 아르바이트라는 기본 설정은 본격 미스터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 하지만 사실 그 내부에 숨어있는 요소들은 아직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시간에 맞춰 상자에서 등장하는 식사만 보더라도 그렇다.) 하지만 작가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인디언 인형이나 ‘십계’의 상징 등을 소설 내에서 언급하며 본격 미스터리 요소들을 적절하게 잘 섞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이 무엇인가 크게 벗어나지도 않으면서 신선한 느낌을 준다. 나는 그저 그 점을 높이 사는 것 뿐이다.

 다만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내게 아쉬운 점은 아직 이 작가의 나머지 작품들을 접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마치 이 두 권이 전부인 마냥 쓰고 있는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다. 오늘 최근 발간된 책을 주문 넣을 작정이니 아마 또 다시 언급할 시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막연히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읽은 작품들만 정리해서 쓴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걸릴지 자신이 없으니…그저 그냥 어렵다고 밖에 말할 수 없겠다. 그러니 부디 이 글을 끝까지 읽은 사람이 있다면 이 짧은(?) 글로 이 요네자와 호노부라는 작가를 판단하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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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메네코